아무 일도 없을 줄 알았다. 그냥 평소처럼 운전해서 목적지에 가고, 할 일 하고, 돌아오는 그런 하루. 그런데 이상하게 기억을 되짚어보면, 시작부터 어딘가 어긋나 있었다. 작은 일정 하나가 꼬이고, 기다림이 길어지고, 마음이 조금씩 예민해지고 있었다.그때는 몰랐다. 그 감정 상태가 결국 한 선택으로 이어질 거라는 걸.문제의 순간은 정말 짧았다. 좁은 길에서 마주친 차 한 대. 서로 멈춰 서 있었고, 지나갈 수 있을지 애매한 거리였다.그때 나는 생각보다 빨리 결론을 내렸다. “이건 안 된다.” 그리고 바로 움직였다.그 선택이 접촉사고로 이어졌다.사고 자체는 크지 않았다. 흔히 말하는 가벼운 접촉. 하지만 이상하게 그날의 기억은 아주 선명하게 남아 있다. 소리, 공기, 상대의 표정, 그리고 내가 느꼈던 감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