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을 오래 하다 보면 나름의 기준이 생긴다. 어디서는 양보하고, 어디서는 버티고, 어떤 상황에서는 가만히 있는 게 낫다는 식의 감각 같은 것.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날은 그 감각을 무시했다.컨디션이 썩 좋지 않았고, 하루 전체가 좀 어긋나 있던 날이었다. 그런 날은 꼭 이상한 선택을 하게 된다. 평소라면 그냥 기다렸을 상황에서, 괜히 먼저 움직였다.좁은 골목, 애매한 거리문제의 상황은 좁은 골목길이었다. 위에서 내려오는 차와 내가 올라가던 상황. 서로 딱 마주쳤는데, 거리도 애매하고 각도도 애매했다.그 차는 아주 천천히 내 쪽으로 붙어왔다. 거의 스치듯이. 그걸 보면서 나는 속으로 단정 지었다. “이건 못 지나간다.”사실 확신은 없었다. 그냥 느낌이었다. 그런데 그 느낌 하나로 나는 결정을 해버렸다.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