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을 하다 보면 “아, 오늘 뭔가 꼬인다” 싶은 날이 있는데요. 별일 아닌 것들이 하나씩 어긋나더니 결국 예상 못 한 순간에 터져버리는 날. 나에게는 그게 바로 골목길에서 만난 한 운전자였어요. 지금 생각해도 그날의 공기, 그때의 감정은 묘하게 오래 남아 있구요. 나는 한 동안 왜 그 기억이 그렇게나 오래오래 지워지지 않고 남아서 떠돌았는지 이유를 몰라서 참 답답하기 그지 없네요. 그런데 그 이유는 지금부터 시작된 이야기에 있어요.
사실 시작은 사소했어요. 약속이 틀어지고, 더위에 지치고, 몸까지 안 좋았던 날. 그런 날 있지 않나요. 별거 아닌데 계속 신경이 긁히는 날 말이에요. 그 상태로 운전대를 잡았다는 게 지금 와서 생각하면 이미 반쯤은 결과가 정해져 있었던 것 같기도 해요.
골목길, 그리고 마주친 한 대의 차
문제는 좁은 골목길이었어요. 양옆에 차는 빽빽하고, 경사는 애매하게 기울어 있고, 시야는 답답했어요. 그 상황에서 마주친 상대 차량. 서로 애매한 위치에서 멈춘 채 눈치 싸움이 시작되었어요.
그때 나는 “이건 못 지나간다”라고 단정해버렸어요. 그런데 상대는 달랐거든요. 밀착해서라도 지나가려는 태도. 그 몇 초 사이에 머릿속이 하얘졌어요. 결국 나는 후진을 선택했어요. 지금 생각하면, 그 선택 하나가 모든 걸 바꾸어놓았어요.
창문이 내려가고, 첫 마디가 날아왔다. 짧고 거친 말. 그 순간 분위기는 완전히 바뀌었어요. 단순한 상황 판단 문제가 아니라 감정 싸움으로 넘어가 버린 거에요.
“그때 한마디만 달랐어도, 결과가 달라졌을까요?”
돌이켜보면, 나는 궁금했던 걸 묻지 못했어요. 지나갈 수 있는 상황인지, 아닌지. 아주 단순한 질문 하나를. 대신 감정에 휩쓸려 상황을 끝내버렸어요. 그리고 그 대가는 생각보다 오래 남았어요.
억울함이 오래가는 이유
이 사건이 특별했던 건 사고 자체가 아니라 ‘남은 감정’이었어요. 왜 그런 말을 들어야 했는지, 왜 나는 아무것도 확인하지 못했는지. 그 질문들이 계속 맴돌았어요.
💡확인하지 못한 사실
💡묻지 못한 질문
💡정리되지 않은 감정
이 세 가지가 남으면, 사고는 끝났는데도 마음은 끝나지 않아요.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더 선명해져요. 근데 내가 최근에 무릎을 탁 칠 정도로 앓던 이가 빠지듯 신기하게 깨달은 기똥찬? 사실이 하나 있는데요. 이 억울함이 오래 갔던 이유는 상대로부터의 정리되지 않은 감정을 나는 외면했던 거에요. 나 자신도 모르게 나도 모르게 상대에게 말했어야 했던 걸 말하지 못한 자신을 회피했던 사실을 나만 모르고 있었다는 거라구요!
결국 내가 배운 한 가지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깨달았어요. 중요한 건 ‘누가 맞았냐’보다 ‘나는 이해했냐’였거든요. 내가 납득하지 못한 채 끝난 일은, 크기가 작아도 오래 남아요. 그래서 지금은 조금 다르게 생각하고 있어요. 상황이 어떻든, 감정이 어떻든, 최소한 내가 궁금한 건 물어보자고. 그 몇 초의 용기가 나중의 몇 달을 바꾼다는 걸 알게 됐으니까요.
운전은 결국 사람을 만나는 일이에요. 그리고 사람은 늘 예상대로 움직이지 않아요. 그래서 더더욱, 순간의 판단보다 중요한 건 그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