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자체는 크지 않았어요. 정말 흔한 접촉 수준이었구요. 차에서 내려 확인했을 때도 “이 정도면 금방 정리되겠네” 싶은 정도였어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날의 기억은 사고 때문이 아니라, 한마디 말 때문에 오래 남았어요. “운전 미숙이신 거 아니에요?”
그 말이 귀에 꽂히는 순간, 머리가 잠깐 멈춘 느낌이었어요. 사고보다 먼저 느껴진 건 당황도 아니고, 부끄러움이었어요!
좁은 길에서 벌어진 짧은 상황
상황은 단순했어요. 좁은 골목길에서 내려오는 차와 내가 올라가던 상황. 서로 지나가기 애매한 거리에서 마주쳤어요.
상대 차량은 천천히 내 쪽으로 붙어왔고, 나는 그걸 보면서 ‘이건 무리다’라고 판단했어요. 그래서 먼저 후진을 했어요.
그게 문제의 시작이었어요.
왜 그 말이 그렇게 충격이었을까
지금 생각해보면 그 말 자체는 크게 심한 말도 아닐 수 있어요. 그런데 그 순간에는 이상하게 크게 들렸어요.
“내가 정말 그렇게 못했나?”
그 생각이 바로 들었어요. 사고보다 더 먼저 나 자신을 의심하게 된 거에요.
그동안 나름대로 운전은 괜찮다고 생각해왔는데, 그 한마디에 그 기준이 흔들렸어요. 그런데 여기서 놓치지 말아야 할 포인트 하나는 내가 들은 말을 내 관점에서만 생각하다보면 왜곡이 일어날 수 있다는 거에요. 예를 들면, 나같은 경우는 상대가 나에게 첫마디로 운전미숙이냐? 하고 물어보았던건데 나는 그 이후로 운전미숙이네 이런식으로 말의 어조나 의도를 계속 왜곡해서 생각했다는 점. 이건 대놓고 남을 깠다기보다는 이건 진짜 운전미숙 아니면 따라하지도 못할 행동인데 이걸 왜 한거지? 라는 의문이 숨어있다는 거에요.
사고보다 더 길게 남은 감정
사고 처리는 생각보다 빨리 끝났어요. 보험 접수하고, 사진 찍고, 필요한 절차 다 하고 나니까 금방 정리됐어요.
그런데 집에 돌아와서도 계속 그 장면이 떠올랐어요. 내가 먼저 움직인 게 맞았나, 가만히 있었어야 했나, 정말 내가 운전을 못하는 건가. 이 질문들이 계속 머릿속에서 반복됐구요. 사고는 끝났는데, 감정은 끝나지 않았어요ㅠ
나중에야 보이기 시작한 것들
그 이후로 비슷한 상황을 몇 번 더 겪었다. 같이 좁은 골목, 비슷한 거리.
그때는 일부러 더 지켜봤어요. 상대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실제로 지나갈 수 있는지.
결과는 의외였네요. 생각보다 많은 경우, 그냥 지나갈 수 있었거든요.
그걸 보고 나서야 깨달았어요.
그날 나는 ‘못 지나간다’가 아니라 ‘무서워서 못 가겠다’였다는 걸.
충격의 본질은 사실 다른 데 있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날 충격을 받은 이유는 단순히 상대의 말 때문이 아니었어요.
그 말이 내 상태를 정확히 건드렸기 때문이에요.
나는 확신 없이 판단했고, 불안해서 먼저 움직였고, 그 결과를 스스로도 납득하지 못하고 있었어요. 그걸 누군가의 한마디가 그대로 드러낸 느낌이었죠. 상대는 고래고래 발악을 하고 온갖 지랄을 다 떨어대고 있고 상대가 옳다는 말을 그때서야 깨닫게 된 즉시 그런 상황에서 내가 사실대로 솔직히 다 까발리고 궁금한 걸 물어보면 보나마나 대놓고 큰소리로 세상 사람들 다 들으라는 듯이 나를 모욕주고 또다르게 기분 나쁜 방식으로 공격할 게 뻔한데 나로서는 내 스스로를 해치도록 지켜볼 이유가 없었던 거에요. 그러니까 처음부터 감정은 최대한 자제하고 상대가 먼저 감정 공격을 해대기 전에 내가 먼저 선수쳐서 감정을 막고 최대한 현장에서 이야기나 나불거리지 말고 보험사만 불러서 치고받지 않는게 중요할 거 같아요.
그 이후로 달라진 한 가지
그 일을 겪고 나서 운전 습관이 조금 바뀌었는데요. 애매하면 바로 움직이지 않음, 상대의 움직임을 끝까지 봄, 필요하면 직접 확인함. 이렇게 바뀌고 나니까 이상하게 마음이 편해졌어요. 적어도 “내가 왜 그렇게 했지?”라는 후회는 줄어들었어요.
지금은 다르게 받아들이는 그 말
지금 다시 그 말을 떠올리면, 예전처럼 기분이 나쁘진 않어요.
오히려 이렇게 생각하게 되거든요.
“그날, 내가 준비가 덜 된 상태였구나.”
조금 부족했던 순간이었고, 그걸 계기로 하나를 배우게 된 거에요.
운전은 기술보다 ‘확신’이 더 중요하다는 것.
그날의 한마디는 충격이었지만, 결과적으로는 내 기준을 바꿔준 계기가 됐어요. 그래서인지, 지금은 그 기억이 완전히 나쁘게만 남아 있진 않아요. 어쩔 수 없이 남한테서 공격적인 언어나 비방이나 모욕을 당했고 결과적으로 그 상황이 내가 틀렸음이 밝혀진다면 그 모욕을 받아들이는 건 쉽지는 않겠지만 그 상황으로 인해 내가 추후에 간접적으로 얻을 수 있는 걸 내가 조금이라도 그것때문에 득을 본걸 강조해서 받아들이는 연습이 중요할 것 같아요!!